인과 의를 생각하면 이익은 따라온다




 

맹자는 전국시대 맹자가 제후들에게 유세하거나, 제자들과 나눈 대화, 다른 사상과의 논변 등이 정리된 어록이다. 총7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편이 상하로 나뉘어있다. 다루는 내용은 현실 정치에 관한 부분이 많지만, 인간의 본질을 통찰할만한 사유가 많아 한번 이상 읽어볼 가치가 있다.

그래서 긴 내용이고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스팀잇에서 맹자 원문을 조금씩 읽어가면서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孟子見梁惠王。王曰:「叟不遠千里而來,亦將有以利吾國乎?」

孟子對曰:「王何必曰利?亦有仁義而已矣。王曰『何以利吾國』?大夫曰『何以利吾家』?士庶人曰『何以利吾身』?上下交征利而國危矣。萬乘之國弒其君者,必千乘之家;千乘之國弒其君者,必百乘之家。萬取千焉,千取百焉,不為不多矣。苟為後義而先利,不奪不饜。未有仁而遺其親者也,未有義而後其君者也。王亦曰仁義而已矣,何必曰利?」

<梁惠王 上 (1)>

 

맹자는 전국시대 중기의 인물(B.C. 372 ~ B.C. 289)이다. 같은 시대 인물로는 서양에서는 노년의 플라톤이 있고, 같은 중국에서는 장자가 있다.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는 전쟁이 계속되던 시대였다. 각 나라에서는 천하통일을 목표로 이웃나라를 침공하면서 세를 키워갔고, 나라 내부에서도 하극상과 반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 시대에 맹자는 제자들을 이끌고 위나라의 양혜왕을 접견하게 된다. 맹자의 첫 구절은 그 대목으로 시작한다.

 

孟子見梁惠王。王曰:「叟不遠千里而來,亦將有以利吾國乎?」

맹자가 양혜왕을 뵈었다. 왕께서 말씀하시길, "어른께서는 천리를 멀다 하지 않고 오셨으니, 장차 우리 나라에 이익이 있겠지요?

 

맹자를 초청한 것은 양혜왕이었을 것이다. 맹자 혼자만 오진 않았을 테고, 그 제자들까지 먼 거리를 이동하는 비용, 체류하는 비용까지 부담을 하는 것은 그 만한 이유와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즉 강대국인 진나라의 옆에서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고, 부국강병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말하자면 특별 고문인 맹자를 비용을 대어 초청한 것이다.

 

孟子對曰:「王何必曰利?亦有仁義而已矣。

맹자가 대답했다. "왕께서는 어찌하여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인과 의만 있을 뿐입니다."

 

맹자가 왕의 요구를 직접적으로 받아친다. 실제로 이러한 대화가 이루어졌을지는 의문이지만, 맹자의 답은 분명하다. 인과 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王曰『何以利吾國』?大夫曰『何以利吾家』?士庶人曰『何以利吾身』?上下交征利而國危矣。

만약 왕께서 어떻게 내 나를 이롭게 할 수 있을까라고 하시면, 대부는 어떻게 내 집안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선비들과 일반 백성들은 어떻게 내 몸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여 위나 아래나 서로 이익만 추구하게 되고, 나라가 위태로워 집니다.

 

가장 리더가 어디에 가치를 두는가에 따라, 그 팔로워들이 같은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2천년도 더 지난 텍스트에서 지금 현실이 읽힌다. 왜 맹자가 이익보다 인의를 먼저 얘기했는 지 조금은 짐작되는 대목이다. 계속 나가보자.

 

萬乘之國弒其君者,必千乘之家;千乘之國弒其君者,必百乘之家。萬取千焉,千取百焉,不為不多矣。

만승지국에서 군주를 시해하는 자는 반드시 천승의 집안 대부입니다. 천승지국에서 군자를 시해하는 자는 반드시 백승의 집안 대부입니다. 만이 천을 취하고, 천이 백을 취하는 것은 많다고 이르지 못합니다.

弒(시 : 윗사람을 죽이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항상 자신보다 더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게 마련이다. 이 점이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것인데, 군주가 이익을 최고로 추구한다면 그 아래 대부는 군주가 부러울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이 이익을 최고로 추구한다면 그 아래 총리나 장관은 대통령의 그 권력을 부러워할 것이다.

 

苟為後義而先利,不奪不饜。未有仁而遺其親者也,未有義而後其君者也。王亦曰仁義而已矣,何必曰利?

단지 의를 미루고 이익을 우선한다면 빼앗지 않으면 만족하지 못합니다. 인이 있고도 부모를 버리는 사람은 없고, 의가 있고도 군주를 나몰라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왕 역시 인의를 말씀하실 뿐입니다. 어찌하여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奪(탈 : 빼앗다), 饜(염 : 포식하다, 실컷먹다, 물리다), 遺(유 : 남기다, 버리다)

 

먼저 어려운 한자들이 나왔다. 不奪不饜은 '不奪이면 不饜이다'라고 해석하는 것이 부드럽다. 즉 '빼앗지 않으면, (물릴 정도로)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이 된다.

이 부분은 앞 구절에서 이어지는 말이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만족하려면 다른 사람 것까지 빼앗아야 한다. 그러고도 다 채울 수 없다.

따라서 인과 의를 먼저 얘기해야 한다. 인과 의를 말 그대로 어짐과 의로움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의미를 한정지을 필요는 없다. 인간적인 사랑과 공정함 정도로 받아들여도 충분하다. 이익보다 인의를 앞세우면 결국 군주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 우리 시대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익을 먼저 얘기하는 관계는 깊어질 수 없다.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 역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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