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라는 남자'] 인생은 살고 살리는 것이다




 

아래 글은 마크 포스터 감독의 '오토라는 남자'(A Man Called Otto, 2022)라는 작품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스웨덴 영화인 '오베라는 남자'(A Man Called Ove, 2016)를 미국판으로 리메이크한 것이고, '오베라는 남자'는 2015년 출간된 프레드릭 배크만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아래부터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아내가 사망했다. 

아내 소냐는 세상의 모든 것이었다.

세상을 잃은 초로의 남자는 아내를 따라 가기 위해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전기와 가스를 끊고, 전화도 해지했다.

하지만 목을 매려고 하고, 차량 배기가스로 자살을 시도하고, 전철 앞에 뛰어들 준비를 하던 그에게 세상은 자꾸 말을 건다.

그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하고, 그를 또 도우려고 한다. 

강직한 원칙주의자인데다가 성격이 까칠한 그이지만,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의 요청을 외면하지 못한다.

세상을 마감하려고 했던 오토는 사람들을 돕고, 살리면서 조금씩 되살아난다. 

사고로 아이를 잃고 하반신 마비까지 되었던 아내를 위해 살아왔던 것처럼
(오토가 까칠해진 것은 아내에게 녹록치 않은 세상 때문이었다)

오토는 아내만큼이나 자신을 필요로하는 세상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선천적인 심장 이상으로 결국 몇 년 후에 침대에서 생을 마감하는 오토.

하지만 그 모습은 자살이라는 비극이 아닌, 자연스러운 마무리였고,

오토는 다시 사랑하는 아내 소냐를 행복한 모습으로 다시 만났을 것임에 틀림없다.

 

이 영화는 인생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차분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인생(人生)이라는 한자 두 글자에 따뜻하게 담겨있는 의미. 사람 인과 살 생. 나는 인생이 '사람이 사는 것'이자, '사람을 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사람이 사람을 살리는 것'이다. 영화속의 주인공은 아내를 살리고, 아내를 통해 살면서 인생을 보냈다. 그래서 아내의 죽음은 인생 그 자체가 없어진 것이나 다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은 주변에 얼마든지 있었고, 주인공이 머저리라고 경멸했던 그들이 주인공 자신을 살리고 있었음을 주인공은 깨닫게 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그들을 살리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살 수 있다.

살고 살리는 작용이 생명성이다. 생명성이 있어야 생명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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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12. 18. 까지 총 0회 수정)